Architecture to Me

아모레퍼시픽 신사옥/용산 A

2018. 7. 16. 12:44 - 알 수 없는 사용자

서울 용산에 있는 아모레퍼시픽 본사의 신사옥을 방문하였다.


이 건물은 처음 보았을 때, 눈에 띄는 것이 별로 없는, 창문이 하나도 없는 육면체 모양의 건물로 보였다. 건물의 저층부는 두꺼운 기둥이 늘어서 있었고 주변에는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다. 좀 더 가까이 가서 보니 건물은 육면체인데 세 방향으로 사각형의 구멍이 나 있었고 그로 인해서 공간이 형성되어 있었다. 창문이 없는 줄 알았던 2층부에는 핀(fin)이라고 부르는 두께가 다른 차양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되어 있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니 바닥과 벽들이 노출 콘크리트로 이루어져 있었다. 겉면은 질감은 거칠게 느껴지지만 벽면은 자로 잰 듯이 모양이 잡혀 있었다. 벽과 바닥을 시공하기 위해서 깔끔한 벽면을 만들기 위해 거푸집을 잘 설치했었나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


좀 더 안쪽으로 가서 위를 보니 천창들이 바둑판처럼 놓여 있었고, 그 창들 위로 물이 약간 고여 있는 것 같았다. 뻥 뚫려 있는 천창들 사이로 들어오는 빛 들이 마음에 들었지만 유리가 깨져서 물이 새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건물을 더 둘러보기 전에 입구 가까이에 있는 전시구역을 들어보았다. 그곳에는 이 건물을 디자인한 과정과 초기 디자인에 관련된 사항 그리고 이 건물을 배경으로 한 기록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덕분에 이 건물에 대한 세세한 정보들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건물은 원래 단일 고층건물로 신축될 예정이었으나 용산이 재개발 된다는 소식을 접한 뒤에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 전부가 다른 디자인을 내 놓고 그 중 하나를 선정한 것이라고 한다. 두세 채의 고층 건물을 분리하는 방식의 디자인이 있었으나 이 프로젝트를 주관하던 데이비드 치퍼필드는 지금의 모습과 비슷한 높이가 낮고 매스가 있는 육면체 상자형 형태를 제안했고 결국 치퍼필드의 안이 채택되었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 이 건물의 디자인하는 과정들을 보았는데, 하나하나 세심하게 설계한 것 같았다. 특히 치퍼필드가 완공한 후의 예상 모습을 짧은 시간 안에 선으로 대충 그린듯한 스케치가 눈에 띄었다. 스케치에는 이 건물의 기본적인 형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고 그 부분이 놀라웠다.


어떤 자료는 이 건물의 상세한 구조를 보여주었는데, 구멍 너머로는 역시 공간이 있었고 그 공간들이 전부 휴식 공간으로 쓰이고 있으며, 세 장소 다 햇빛이 드는 정도에 따라 각기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쪽으로 배치가 되어 있었으며 각 장소마다 보여지는 풍경도 다르다고 한다. 여기서 눈에 띄는 점은 구멍이 난 위치는 다르지만 가운데의 빈 공간은 항상 일정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물이 고여있는 천창의 경우는 또 다른 휴식 공간에 있는 일종의 연못(링크 3,4번째 사진참조)으로 쓰이고 있으며 항상 겨울이 되기 전에 얼지 않도록 물을 비운다고 한다. 앞서 천창의 유리가 깨지면 물이 샐 것 같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이 설명을 읽고 나니 최소한 겨울에 물이 얼어서 파손될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 외에도 제주도의 오설록과 오산캠퍼스 건물을 비롯한 다른 건물들의 디자인들도 보이는데 이 건물들은 치퍼필드가 아닌 다른 건축가들에 의해서 디자인되었으나 아모레 퍼시픽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내 생각엔 이런 것들은 치퍼필드와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들의 작품을 소개함과 동시에 아모레퍼시픽과 관련된 사업들을 홍보하려는 것 같았다


전시장을 보고 난 후 2층을 거쳐서 3층까지 올라가서 휴식도 취해보았다. 완공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빈 공간이 드문드문 보였다. 어떤 공간은 미술관 또는 카페가 입주할 예정이라고 공고가 되어있었고, 어떤 곳은 그냥 비어 있었다. 2층과 3층에서 각각 바라본 건물 내부 전경이 보기가 좋았다.


안타깝게도 3층 위의 층수는 아모레퍼시픽 직원들만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내부 공간이 상당히 넓어서 당분간 공간이 모자라서 입주를 못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였다


내부를 보고 난 후 바깥으로 나가 보았다. 바깥에는 화장품 거울에 고리를 두 개 달아놓은 듯한 구조물이 있었고, 실제로 뚜껑에 해당하는 부분이 거울로 이루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구조물과 건물을 번갈아 보니 본사건물과 구조물이 마치 화장품 가방에서 꺼내놓은 화장품 거울처럼 보였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이 건물에 대한 관점과 생각들을 적어놓은 사설을 읽었는데 답사 때에 인지하지 못했던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이 건물의 공식적 정문은 남동쪽에 있는데 사실 어디를 둘러보든지 정문인 걸 알 수가 없다고 한다.


또 사설을 읽던 도중 바르셀로나에 있는 치퍼필드의 작품 중 하나인 ‘City of justice’라는 건물의 사진을 보았는데 콘크리트 외벽 차양이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선 걸 빼면 마치 아모레퍼시픽 신사옥과 비슷하게 생긴 것 같다.


완공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새로운 건물이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도 치퍼필드와 다수의 건축가들이 만들어낸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있는 상자의 모습을 한 이 독특한 건물은 세개의 구멍을 통해서 외부공간을 상자 내부로 초대한 듯 했다.


Ref. 건물을 방문한 후 검색해 본 사이트:

https://davidchipperfield.com

https://davidchipperfield.com/project/amorepacific_headquarters

https://blog.hmgjournal.com/TALK/architecture-yongsan-cityview.b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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